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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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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회에서 제공하는 즐거운 문화생활!
최고의 명작에서 최신작까지.. 한주간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세요.



피아노
일시 : 2014-10-02 목요일 오후 7시
장소 : 정관주민자치회관 6층
진행 : 문화평론가 권유리야
감독 : 제인 캠피온
출연 : 홀리 헌터, 하비 키이텔, 샘 닐, 안나 파킨
장르 : 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 뉴질랜드, 로맨스/멜로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 121분
줄거리 : 「피아노」는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뉴질랜드의 원주민과 이주민의 식민주의적 접근, 남성과 여성의 페미니즘적 접근, 미혼모인 한 벙어리 여인의 사랑 등.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보아도 이 영화의 핵심에는 피아노가 있다. 미혼모이며 과부이며 벙어리이며 어린 딸까지 데리고 온 가난한 에이다, 에이다는 돈 많은 홀아비에게 팔려 영국에서 머나먼 뉴질랜드로 이주한다. 오직 재산을 불리는 데만 집착하는 남편 스튜어트는 땅을 얻기 위해 피아노를 베긴즈에게 넘긴다. 거친 바다에서 작은 배를 위태롭게 하는 것은 에이다의 상황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그랜드 피아노. 에이다의 유일한 재산이다. 「피아노」에서 피아노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 전체를 장악한다. 뉴질랜드의 무라와이 해변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피아노는 낯선 곳에 도착한 에이다 모녀의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이기도 하지만, 영화 내내 연주되는 마이클 니만의 OST ‘Sacrifice’는 피아노로 인해 얽혀버린 구속과 일탈의 변증법적 아름다움이기도 하다. 피아노 소리는 벙어리 에이다의 목소리이며, 나무틈으로 투명한 햇살을 받아 빛나는 피아노의 건반은 에이다의 황홀한 몸이며, 베긴즈에게 보내는 피아노 건반은 질투에 눈 먼 남편의 도끼에 의해 잘려나간 에이다의 손가락이다. 그러니 피아노를 가진 에이다는 모든 것을 가졌다. 이런 에이다가 피아노와 함께 바다에 투신하는 장면은 커다란 충격을 전해준다. 홀리 헌터는 이 역을 따내기 위해 제인 캠피온 감독을 설득했고, 고유한 수화를 만들어 냈으며, 바흐와 브람스 곡을 연주한 테잎을 음악감독 마이클 니만에게 보냈다. 홀리 헌터는 이 영화로 1993년 제46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제인 캠피온 감독에게는 황금종려상이 돌아갔다.
리오 2(우리말 녹음)
일시 : 2014-10-16 목요일 오후 7시
장소 : 정관주민자치회관 6층
진행 : 문화평론가 권유리야
감독 : 카를로스 살다나
출연 : 임시완, 써니, 류승룡
장르 : 미국,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코미디
등급 : 전체 관람가
시간 : 101분
줄거리 : 국민소득 1만 불에는 개를 기르고, 2만 불에는 고양이를 기른다. 3만 불은 순종 고양이를 기른다. 4만 불이 넘어가면 악어, 뱀과 같은 맹수류가 문명세계에 등장한다. 작은 동물원으로는 부족해서 거대한 야생 사파리가 동물원이 된다. 「리오 2」는 겉으로 보면 파랑새의 이야기지만, 그 이면에는 아마존 전체를 도시극장화 하는 문명의 음험한 욕망을 보여준다. 앵무새 블루는 자연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도시형 앵무새다. 우연히 아마존에서 자신들의 동족인 파란 마코 앵무새들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아내 쥬엘의 설득에 못 이겨 도심에서 3,200km 떨어진 아마존으로 모험을 떠난다. 도시생활에 길들여진 블루는 깃털 나고 처음으로 가 본 아마존 정글이 불편하기만 하다. 블루에게 아마존은 또 다른 의미의 문명세계다. 악당 앵무새, 아마존을 파괴하려는 인간은 끊임없이 블루의 목숨을 위협한다. 이 영화는 드넓은 아마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새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더빙은 어떤 애니메이션보다 실감난다. 주인공 블루 역에 임시완, 블루의 아내 쥬엘 역에 써니, 악당 나이젤 역에 류승룡이 맛깔스런 목소리 연기를 보여준다. 다만 자연을 파괴하는 것도 인간이며, 자연을 보호하는 것도 인간이라는 식의 논리는 인간이 자연과 분리되어 있다는 생각을 아이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 아마존을 무차별적으로 벌목하는 인간에 대한 징벌스토리만 있을 뿐, 인간과 자연이 어떤 식으로 함께 존재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풀어놓지는 못했다. 어떤 인물이 악당인지를 가르치기보다 인간과 자연이 어떤 관계인지를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화양연화
일시 : 2014-10-23 목요일 오후 7시
장소 : 정관주민자치회관 6층
진행 : 문화평론가 권유리야
감독 : 왕가위
출연 : 양조위, 장만옥, 소병림, 반적화
장르 : 프랑스, 홍콩, 로맨스/멜로, 드라마
등급 : 15세 관람가
시간 : 97분
줄거리 : 가장 아름다운 시절, 화양연화.「화양연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가면을 벗지 않는 시간이다. 작은 아파트에 세들어 살고 있는 리첸과 차우. 리첸의 남편과 차우의 아내는 항상 출장 중이다. 두 사람은 우연히 자기의 것과 똑같은 넥타이 핸드백이 상대방 배우자에게 있음을 보면서 자신들의 배우자가 자신들 몰래 만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린 그들과 달라요; 리첸이 자주 내뱉는 이 말은 가면이다. 사실 두 사람도 마음에 있어서도 자신들의 배우자와 다르지 않다. 배우자의 부정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뜨거운 연정으로 가슴 아파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말은 가면이다. 가면놀이를 하다 보면, 그 가면이 진짜 얼굴이 된다.「화양연화」는 이 가면을 고혹적으로 미학화한다. 절제된 대사, 화려하지만 속살을 가린 착 달라붙는 중국의 전통의상 치바오, 실루엣으로 잡히는 느린 움직임, 여기에 느리게 스며드는 첼로 선율은 1960년대 홍콩의 불안한 사회정서와 고개 숙인 두 남녀의 원숙한 사랑을 과거의 것으로 돌려 버린다. 어둠 속을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 어깨를 비껴가야 하는 좁디 좁은 국수 골목, 어둔 방을 채우는 쓸쓸한 차우의 담배연기. 무엇보다 넷 킹콜이 부르는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는 참으로 절묘하다. 그 시절은 지나갔고, 이제 거기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 차우가 고해성사를 한 후 막아버린 캄보디아 서원의 작은 구멍에는 잡초가 자라고 있다. 잠언 같은 문장들, 잠언 같은 장면들, 왕가위 감독의 영화미학에 감탄이 나올 뿐이다. 2000년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이며, 2000년 제53회 칸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이 영화로 양조위에게 남우주연상을 수여했다.
역린
일시 : 2014-10-30 목요일 오후 7시
장소 : 정관주민자치회관 6층
진행 : 문화평론가 권유리야
감독 : 이재규
출연 : 현빈,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장르 : 한국, 시대극
등급 : 15세 관람가
시간 : 135분
줄거리 : 최근의 역사기술은 거대사에서 미시사 풍속사로 이행하고 있다. 영웅 중심의 이야기, 정치와 경제 중심의 이야기, 남성 중심의 이야기가 후퇴하고, 하층민들의 목소리를 살려내는가 하면,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여성들의 섬세한 감성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방향의 역사기술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고증보다는 상상에 더 무게를 두는 이런 종류의 역사 인식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인간의 내밀한 심리의 기록이라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최근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계에서도 역사판타지물이 등장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미시사적 역사 인식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서「역린」을 놓아두고 볼 필요가 있다. 이 영화는 확고한 신념에 찬 영웅이 아닌 흔들리는 영웅, 누구도 대답해주지 않는 존재의 가치를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해야 하는 고뇌하는 영웅의 모습을 그린다. 조선왕조에서 세종, 영조와 함께 성군으로 칭송받는 정조가 아니라, 뒤주에서 죽어간 사도세자의 아들로 살아야 했던 비운의 정조를 그린다. 영화는 이를 위해 시간과 공간을 극소화했다. 숨죽인 긴장감을 위해 스토리를 하루 24시간, 인시(寅時) 정각(오전 3시), 인시(寅時) 반각(오전 4시) 이런 식으로 시간 단위로 쪼갠다. 공간은 주로 왕의 위상에 맞지 않는 어두운 침전과 넓지 않은 대전으로 제한한다. 왕의 고유한 색인 자색을 거의 쓰지 않은 모노톤은 분노와 열패감을 조용히 견뎌야 하는 정조의 고뇌를 대변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한 마디로 너무 폼을 잡았다. 그러다 보니 화면 미장센은 멋지기 이를 데가 없으나, 인물 간의 관계들이 지나치게 정형화되어 있어 내적인 역동성이 떨어진다.「베토벤 바이러스」와 같은 TV 드라마와 영화의 스케일은 분명 다른 데 감독의 이해가 부족했다. 그래도 볼 만한 영화다.